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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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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불협화음인 이유는 너무 다감해서 그래

네가 함부로 나를 빛나게 해서

나는 가는 시선으로 네가 꾸민 방을 바라보고

어여쁘다, 하지만 잘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수목원에서 외쳤던 말

내가 너의 취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전혀 플라토닉은 아니었지

그래서 넌 그 고백을 받아들였다고 

내 고백을 들은 식물이 잎과 뿌리를 부르르 떨었다고 그랬잖아

지금 우리가 뒤엉켜 자라는 것처럼

사십분 뒤, 우리는 하나의 정문으로 걸어 나왔지 

하나의 생물처럼

적당히 안타까워하면서

적당히 공동체의 뉘앙스를 풍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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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숙에서 만난 당신들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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