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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우는 시간



새벽은 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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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슬퍼지는 날 그때는 죽어버려야지

반듯하게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오늘 산 플라워 포스터는 벽이 아닌 천장에 붙였다

수국이 가득한 착시로 잠결마다 행복해지고


즐거운 퇴비가 되자

간결한 오염이 되자

오늘부터 희망사항은 

알맞게 썩는 것


짝꿍의 키스로부터

나는 적절한 온도가 되고

우리의 체취와 유머가 

같은 종이 되면

혀를 깨물어야지

자장자장

당신과 나의 놀음이 좋아

얼얼해진 혀끝으로 지난밤의 신기루를 말하고

어느덧 다 괜찮아지는 새벽의 도래

설레는 망명이라 하자


어깨너머로 해가, 

붉은빛이 떠오른다

찬란한 썩음이

단칸방에 놓인 표정들을

껴안아버리고


우리의 우울을 좌지우지하는

청춘의 소동


나는 잠시 저항을 멈춘다

자, 이제 울음을 겨우 하는 시간

뜨거운 몸뚱이 되어

가열차게 썩는 

외마디 유언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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