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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을 먹다가 왜 이렇게 짭냐 싶고
알고 보니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눈물 흘리는 어미 때문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이파리를 말려서 보내보았어
편지지를 세 번 접어 그 사이에 들어있는 녹 빛의 손
깃털보다 부드럽다지
그 언젠가가 되면
티브이를 보던 어미가 내게 저 주인공이 왜 울고 있냐고 줄거리를 물어보는 날이 오면
내일 또 같은 것을 묻고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화면 속 슬픔에 대해 묻는 날이 오게되면
그제서야 나는 어미의 생일 때마다 울겠지
내가 울어서 주인공은 이제 울지 않아도 되거든요
농담 섞어가며 조금 짠 미역국을 어미의 밥상에
올려놓고 나는 물끄러미 어미의 주름진 입술이 여닫는 걸 보고
맛있어?라고 물으면 어미는 고개 끄덕이며 이제 가르칠 게 없네 하고
나는 고개 숙인 채 내일은 좀 어설픈 맛을 내겠노라 다짐하지
아직 멀었어 아직, 한참이나 멀었어요
일부러 꾀죄죄한 웃음 흘리며
어미의 미련을 끄집어내 흩트려 놓겠지
필사적으로
나는 어미를 놓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날이 좋아요, 엄마
또 이파리를 줍기 위해 마당으로 흘러간 어미의 등 위로
오래 당신을 지킨 감나무가 그늘을 내놓는다
어미처럼 이파리의 숨이 슬며시 아름다워진다
바짝 마른 손
따뜻한 손
어미의 생기가 내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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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이 좋아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