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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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가자
마음을 잘라서 야금야금 먹은 시절
이게 맛도 없는데 우울의 맛이니까, 하고 동의했던 유년
부서뜨린 레고 조립
청바지 얼룩이 물든 노란 수건
그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주던 나의 어머니
당신, 주름진 손 고맙지만
이제 주름에 감히 감사를 오르내리고 싶지 않아
희생은 꽃 피는 것이 아니란다
당신, 물망초를 보며 누굴 기억하는 건가요
같이 가자, 우리의 당신
마음을 자르면 자른 만큼 솔직하게 아파할 수 있도록
창문가에 앉아 읽은 시
제목은 몰라도 되어요
그저 당신은 평온한 상처
감추지 않아도 되는 상처
를 읽어주세요
나는 듣겠습니다
고통스러워하며
당신을 온통 사랑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