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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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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렁거린다. 파도가 된 기분. 밤이 포말처럼 가볍다. 부서지기 쉬워지고 흐트러지는 것이 우선 되는. 좋다. 나약한 것이란. 고양이 네 마리가 엉켜 가로수 아래서 잠들어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작은 배를 바라보며 나는 평온해지고. 편의점에서 산 캐러멜을 입 속에 넣는다. 달달해진 입속. 풍경이 정물에 가까워지면 아주 약간의 외로움을 느끼며 집으로 간다. 발걸음마다 몸이 들썩인다. 파도처럼 걷는다. 범람이 일상. 오늘 일기는 웃는 표정만 그려놓아야지. 대문 옆 선술집의 웃음소리가 어깨에 먼지처럼 붙는다. 밤처럼, 포말처럼, 흐트러지기 쉬운 것. 나약하므로 새벽을 호위하는 것들. 노트에 적힌 고백 곁으로 데려가야지. 나의 바다를 보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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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미래가 좀 더 반짝거린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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