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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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나를 끄집어내 주세요
저런 웃음 난 지은 적 없습니다
근육이 주름 아래서 몸뚱이를 뒤틀고 있어요
웃음소리가 비명소리 같은 건 착각이 아니겠지요
거울 속 나는 실수 한 적 없는 종
실패한 적 없는 생
냉수에 젖은 손이 바들거리고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건가요
나를 들여다보는 침묵은 소란이라는 것을
해쓱한 뺨이 울렁거리며
숨을 토해냅니다
호흡하는 법
우는 법
주먹을 휘두르는 법
모로 누워 잠자리를 바꾸는 법
을 잊어버렸어요
오로지 남아버린 건
가만히 나를 쳐다보는 짓뿐
거울 속, 저 새끼를
제발 끄집어내주세요
내가 썩어 푸르죽죽 해지기 전에
문드러진 형체로 내가 나를 흉내 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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