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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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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버려 한심한 사람들

상경하는 고속버스 안에서 수도 없이 되뇐다

그곳에만 가면, 몸속에 사육하고 있던 감정들의 이름을 겪는다

멀어지는 차창의 풍경 속, 당신은 계속 손을 흔들었다

나는 또 피치 못할 짐승을 기르고 눈물을 먹인다

부모 앞에서만 진지해지는 인생

내 것이 아닌 것을 드러낸 것 같아서 한없이 부끄러운데

책을 들었다

읽고 책장을 넘긴다

고속버스는 흔들렸다

운전 습관이 고약한 운전수

고속도로 뽕짝에 맞춰 입을 벌렸다 다문다

불결한 노랫말

나는 이제야 그 가사를 이해하게 되었지

차가운 유리창에 관자놀이를 맞댄다

도마뱀이 살기 위해 꼬리를 자르는 것처럼

어미와 아비는 꿈틀거리는, 내가 남겨놓고 온 꼬리를 바라보며 서글퍼졌고

수백 명의 살냄새가 섞인 버스 속에서

뭉특한 꼬리뼈를 비집고 자라나는 또 하나의 꼬리

별안간, 전화가 울리고 나는 심호흡한다

잘 가라, 인사를 못해서 걸었다. 조심히 가.

손만 흔들고 있어서 말하지도, 듣지도 못한 문장

전화를 놓치지 않으려 부여잡는다

흔들리는, 흔들리던 슬픔

당신의 손인사가 상경하는 내내 자란다

그건 꼬리처럼 자를 수 없는 거라서,

그러므로 당신은 매번 슬프고

나는 한심한 얼굴로 또, 고약한 노래를 따라 부른다

또 자라난 슬픔의 무게를 견디느라,

다음에 만날 당신의 손

더욱 주름져 있겠지

이걸로 닦으세요

옆 좌석에서 정중하게 내비친 손수건을 받아들고

눈가에도 닿기 전에 구긴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수없이 되뇌며

나는 흔들거린다

당신의 손인사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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